논문표지
[메디브=편집국] 전국 단위 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한 최신 대규모 연구에서 한약 처방이 약인성간손상(DILI, Drug-Induced Liver Injury) 위험을 거의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청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양약 처방 후 DILI 위험은 최대 2.44배 증가한 반면, 한약 처방 후 위험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Exploring the association between herbal medicine usage and drug-induced liver injury: insights from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using SCCS in South Korea"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Pharmacology에 게재되었다.
67만 명 이상 대상, 대규모 연구로 분석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DILI(K71 코드) 진단을 받은 환자 672,411명을 대상으로 자기대조 사례 연구(SCCS, Self-Controlled Case Series) 방식을 활용하여 개인 내 비교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유전적 요인, 생활 습관 등 개인별 차이를 통제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약물 노출이 DILI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 대상자는 ① 외래 환자(586,608명), ② 입원 환자(85,803명), ③ 기저 간 질환을 가진 환자(62,877명) 세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양약 처방 후 DILI 위험 2.44배 증가
연구 결과, 양방 병원 방문 후 3~15일 내 DILI 발생 위험은 1.55배(95% CI: 1.55–1.56), 양약 처방 후에는 2.44배(95% CI: 2.43–2.4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DILI 위험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16~30일 이후에는 기저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양약 처방 후 DILI 위험이 단기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으며, 선행 연구를 인용해 항생제, 소염제, 항경련제, 스타틴 등의 약물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약 처방 후 DILI 위험 변화 없어
반면, 한방 병원 방문 후 DILI 위험은 1.01배(95% CI: 1.00–1.01), 한약 처방 후 위험은 0.99배(95% CI: 0.99–0.99)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즉, 한약 처방이 DILI 발생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으며,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한약의 간독성 위험이 매우 낮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간 질환 환자군에서는 소폭 증가
한편, 기저 간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한약 처방 후 1675일 사이에 DILI 위험이 1.16배(95% CI: 1.05–1.28)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연구진은 이는 간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간 해독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한약을 포함한 모든 약물 복용 시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보다 신중한 처방과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한약"의 안전성 확인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한약은 DILI 발생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그동안 국내 한약 간독성 연구가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무허가 한약과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한약을 구별하는 것이 간독성 위험 평가에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하며, 향후 전자의무기록(EMR)과 건강보험 데이터를 연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