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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브=편집국] 대한한의사협회가 2025년 11월 20일 ‘한의사 전문의 제도 개선 추진 여부’를 묻는 전회원투표를 공고하며 정체돼 있던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협회는 공고문을 통해 “변화하는 의료체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위해, 기존 한의사에 대한 경과조치를 포함한 보편적 한의사 전문의 시대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20여 년간 멈춰 있던 구조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공고는 신규 전문과목 신설 요구와 수련체계 개편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본지는 2019년 수행된 ‘한의 전문의 제도개선 방향 연구’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2025년 현재 의료 체계 개편 속 한의사 전문의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20년간 변화 없는 전문과 구조… 임상 수요 반영 한계
1999년 도입된 한의사 전문의 제도는 지난 20년 이상 구조적 변화 없이 유지돼 왔다. 의료환경이 다변화되는 동안 의과는 전문과를 10개에서 26개로 확대했고, 치과는 2016년 통합치의학과를 신설하여 일차·포괄 진료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의료 체계 변화에 대응했다. 반면 한의계는 분과 개편 없는 고정적 구조를 유지해 왔고, 만성질환 증가 및 복합 질환 확대 등 늘어나는 진료 수요를 기존 체계만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누적되어 왔다.
일차의료 중심으로 개편되는 의료체계... 한의사의 역할 재설정 필요
2019년 ‘한의 전문의 제도개선 방향 연구’에서는 글로벌 의학 교육체계가 일차의료 전문과 강화, 졸업 후 임상수련 의무화, 지역사회 기반 실습 확대의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분석했다. 미국·영국·일본 등은 단독 진료 전 필수 임상수련을 운영하며, 중국은 전과의사 제도를 별도의 전문과로 두어 일차의료 기능을 강화했다.
우리 정부 역시 만성질환 관리사업과 주치의 제도 등을 통해 일차의료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기반의 만성질환 관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일차의료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의계는 일차의료 전문의 제도가 존재하지 않아 일반의 중심으로 일차의료가 수행되고 있으며, 향후 의료체계에서 한의사 역할 설정을 위해 한의사에게도 별도의 일차의료 전문과 신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병원 중심 수련의 한계… 지역사회 기반 역량 확보 필요
2019년 연구는 국내 한의사 수련이 병원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어 실제 일차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진료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DO는 의원급 및 공공보건기관에서의 지역기반 수련이 가능하고, 일본도 초기 임상수련 및 종합진료과 과정에서 지역 실습을 필수로 운영한다. 중국·대만 또한 공공보건기관 실습 비중을 확대하고 있어 병원 중심 교육의 한계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다양한 기관을 수련기관으로 인정하는 흐름에 비추어 볼 때, 한의계도 수련환경 다변화가 필요하다.
제도개편 요구는 구조적 변화의 결과… 투표는 중요한 분기점
전문의 제도 개편은 의료정책 변화, 임상 수요 증가, 국제적 교육체계 변화 등 구조적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국내 의료체계가 일차의료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의사가 복합적 건강 문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지역사회 기반 진료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과 신설 및 수련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요구가 부각되고 있다.
다가올 전회원투표는 향후 한의 전문의 제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며, ‘보편적 한의사 전문의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제도 개선 방향은 한의사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기반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